나의 이야기 36

공로연수10(양 조절)

퇴직예비단계로 재택근무 중인 요즘은 요리에 재미를 붙여 간단한 찌개나 국을 직접 끓여서 역시 집에서 개기시는ㅡ본인은 '앱 개발자'라고 우기는 중이지만ㅡ아들과 같이 먹는 편이다.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결혼전 총각시절에 자취를 몇년해서 아무거나 되는대로 만들어 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유일한 고객(?)인 아들이 잘 먹어주니 나름 재미를 붙이는 중이다. 집에서 밥을 먹지않는 편인 아내는 먹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화이팅이라며 부추긴다. 자기 편하려는 뻔히 보이는 얕은 수이지만 역시 모른척 넘어간다. 음식을 해보니 먹어주는 아들이 맛있게 먹어주고 맛있다고 한 마디 툭 던지면 그게 그렇게 기쁘다. 애들을 한참 거둬 먹이고 보살펴야 할 시절에는 뭐가 그렇게 바빴는지 집안일은 아예 돌아보지 못했다. 아내도 맞벌이라..

나의 이야기 2023.12.25

주왕산 단풍산행

2023.11.5.(일) 회원 중 누군가가 유럽여행 다녀왔다면서 고급진 비누세트를 돌렸다. 내용물보다 마음이 고맙다. 올가을에는 어쩌다보니 이런저런 일들로 매년 2,3번은 가곤하는 단풍구경을 못했다. 산악회 장기산행을 주왕산 절골로 간다기에 부푼기대를 안고 설레는 마음으로 나섰다. 코스가 쉬운 코스이기에 먼저 주산지 구경에 나섰다. 김기덕 감독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촬영지로 이름난 곳이다. 지난번 몇년전 봄에 왔을 때 보다 경치가 심상하고 단풍도 그리 곱게 들지않았다. 산악회 회원 평균연령이 60에 가깝다보니 큰산은 아예 엄두도 못내고 조금 걷다가 점심먹고 돌아와서 하산주 먹기 바쁘다. 소위 말하는 '아줌마아저씨 산악회', '논두렁밭두렁'산악회가 된 것이다. 형편이 이러하니 젊은 산꾼들은 오지..

나의 이야기 2023.11.08

맨발걷기 도전

2023.10.31., 10월의 마지막날 밴드, 단톡 여러곳에서 이용의 잊혀진계절(언제 들어도 피아노 선율이 감미롭고 쓸쓸하고 아련하다.)이 올라오는 10월 마지막날, 공연팀의 2차 모임을 가까운 포항에서 맨발걷기 도전으로 했다. 먼저 포항의 동남쪽에 있는 장기읍성으로 가서 가벼운 트레킹으로 몸을 풀었다. 지명은 포항시 남구 장기면. 동해가 가까우니 아마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웠을 나지막하고 조그마한 읍성이다. 규모가 작고 방벽이 낮아 무슨 소용이 됐겠나 싶을 정도로 허술하다. 제대로 수비성의 역할을 하려면 규모도 키워야 되고 방책의 높이도 현재의 2배는 됐어야 할듯. 가볍게 부는 산들바람에 군령기가 나부끼는 모습이 가을임을 느끼게 한다. 몇년전 봄에 왔을때는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고 소쩍새 우는 소..

나의 이야기 2023.11.01

가을소풍

2023.10.29., 일요일 동기회에서 주관한 가을소풍 겸 단풍놀이 야유회를 경상남도 남해로 다녀오다. 코로나19로 근 5년만에 친구들과 떠난 여행에서 함께 마음껏 웃고 떠들고 노래하고 춤추며 놀았다. 날씨도 좋았고 코스도 좋았고 친구들과 함께해서 더 좋다. 다들 노래로 율동으로 꽁꽁 숨겨뒀던 끼를 마음껏 펼쳐서 친구들 눈과 귀를 즐겁게 하였으며 일상 생활에서 받은 묵은 스트레스를 마음껏 날려보낸 소중한 기회가 된것 같다. 앞으로도 매년 가을야유회를 개최하여 아름다운 전통으로 이어나가면 좋겠다.

나의 이야기 2023.11.01

공로연수8(퇴직준비교육)

2023.10.23.~27. 5일간 공무원교육원에서 퇴직준비교육을 받았다. 본청과 구.군청 합해서 32명. 아는사람 모르는 사람 반반이다. 같은 광역시에 30여년간 근무하면서 얼굴 한번도 안본 사람이 이리도 많다니 역시 세상은 넓다. 교육은 퇴직자들이 거칠고 험한 세상에 나가서 잘 적응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건강, 세무, 연금관리, 귀농귀촌, 창업등 콘텐츠에다 현장견학 하루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고 담당자도 많이 배려해줘서 고맙다. 현장견학일에는 안동에 가서 고추장 담그기, 안동찜닭 직접 요리하기 등의 체험도 했다. 마지막날에는 공무원 최대 관심사인 연금에 대한 교육이 있었는데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교육 끝나고 마지막으로 담당 주무관이 인사하면서 갑자기 눈시울을 적셔서 나도 마음이..

나의 이야기 2023.10.27

공로연수7(한가위)

2023년 한가위. 6일간의 긴 연휴가 끝났다.우리집은 아직까지 기제사와 명절제사를 모신다. 아버지,어머니 아래로 아들 손자 증손자까지 총4대가 모여 제사를 모시고 산소에 성묘까지 끝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치뤘다는 느낌이 강하다. 아랫대도 오전에 후딱 해치우고 빨리 처갓집 간다고 서두는 폼이 역력하다. 그래도 다 와준것만 해도 어딘가. 추석연휴 4일차. 둘이하나 부부산악회 정기산행. 연휴중이라 관광버스를 타는 대신에 대구시내 용지봉으로 다녀왔다. 20명 정도가 참석하여 도란도란 대화도 나누며 정답게 다녀왔다. 추석연휴 5일차. 동행모임에서 부산 기장으로 하루여행을 다녀왔다. 12명 전원참석. 대구에서 부산이라고 하면 엄청 먼 느낌이었는데 도로망이 잘 되어있어서 2시간 이내이다. 연휴임에도 차도 별로..

나의 이야기 2023.10.04

공로연수6(훈장)

2023.09.20., 수요일 그들 가슴엔 다들 훈장 하나씩. 퇴직준비교육(공로연수) 동기들끼리 오찬. 이름하여 공연팀. 구성원은 4명. 남1여3. 지난7월 수안보교육 이후 근 2달만에 만나는것. 얼굴들이 좋아보였고 다들 무탈하게 잘 지낸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다들 크고작은 질병(골병)ㅡ대부분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속병 한두가지씩은 앓고 있었다. 갑상선 기능이상, 손목팔꿈치 엘보, 혈당치 상승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재직시에 받은 스트레스나 건강을 돌볼 여념없이 직무에 전념한 후유증이 나타나는 거란다. 사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죽하면 내 친한 친구들부터라도 편하게 근무하다가 말년에 일도 안하고 봉급까지 받는다고 비아냥거리니. 세상천지에 공무원만큼 편한..

나의 이야기 2023.09.20

공로연수4(먼산)

2023.09.06. 퇴직준비교육 기간에 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니 이상한 습관이 생겼다. 나는 반갑다고 아는체 하는데 반응이 시금털털. 한두번은 그러려니(내 방 제목과도 같으네. ㅎㅎ)했는데 몇번 계속해서 그런 반응. 아뿔싸, 그 쪽에선 별로 달갑잖은 만남일수도 있겠구나 라는 현타가 뒤늦게 왔다. 결정적인 건 어제다. 한 때 그와 나는 멘토멘티라고 자칭타칭할만큼 친하게 지냈고 수많은 시간을 소주잔맥주잔 부딪히며 통음하고 많은 고민을 함께했는데. 신호받고 서로 맞은편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시선이 마주치지 않는다. 그의 시선은 먼산으로. 못봤을수도 있다. 그러나 느낌이란게 있으니. 먼저 아는체 하려다가 찰나의 순간에 떠오른 생각하나. 또다른 퇴직자가 그에 대해서 내게 들려준 얘기이다. 역시나 친하게 지냈..

나의 이야기 2023.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