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랑이 오던날

태봉산 2018. 7. 5. 10:56



사랑이가 우리집에 온건 정확하지는 않으나 2011년 겨울쯤이지 싶다.
딸이 처음에는 친구 강아진데 여행간다고 며칠만 맡아달라고 해서 데리고 왔는데
그때는 아주 쪼꼬만이었다.
근데 며칠있어도 안데리고 가고 딸이 제가 키우게 해달라고 사정을 했다.
나는 안된다고 했는데 눈물콧물 빼가면서 통사정을 하고, 지가 집도 깨끗하게 치우고 애 관리도 깔끔하게 한다고
철석같이 약속을 하고 내 감성을 자극하는 손편지를 쓰는 등 난리를 쳐서 허락하고 말았다.

웬걸 그 뒤부터 사랑이 뒤치다꺼리는 모두 내차지가 되고, 저는 필요할 때만 예뻐하고...
아무튼 사랑이는 그 때부터 우리 식구가 되었다.
혈통은 슈나우저, 암컷.

덩치는 쪼꼬만한데 겁이 없어 큰개한테도 달려드는 놈이다.
2016년초에 제 덩치 두배는 되는 진돗개에게 물려서 한 두어달 병원신세를 졌다.
사랑이 데리고 운동갔다가 주인없는 집에 묶여있던 진돗개가 줄을 끊고 배회하다
우리 사랑이와 딱 마주쳐서 순식간에 물고 늘어진거다.
사랑이 등짝이 어른 손바닥만하게 피부가 벗겨졌다.

그 모습이 하도 애처로워 엉엉 울면서 사랑이를 안고 병원으로 내달렸다.

(20대때 할머니 돌아가시고 난 후 그렇게 울어보긴 30년만...)
길고긴 투병생활(?)을 거쳐 약간의 장애(신체의 뒤틀림)가 남았지만 겉으로는 멀쩡한데
트라우마가 남아 요새도 큰 개만 보면 슬슬 긴다.

식탐이 많아 뭐든지 가리지 않고 잘 먹는통에 건강 걱정이 좀 된다.

오래동안 병없이 우리가족으로 지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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