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황당했던 베트남 여행

태봉산 2023. 12. 8. 06:52

2023.11.11.~15.(3박 5일)
ㅇ행선지: 나트랑, 달랏
ㅇ누구랑: 동행멤버 10 명
오랜만의 베트남 여행길. 코로나 이전에 하노이, 하롱베이 다녀온 이후 근 6년만인가?
대구에서 연합형식으로 여러 여행사에서 모객하여 전세기를 띄우는 팩키지이다. 이번은 희한한(?), 웃기는, 말도 안되는, 황당하고 무례한 한국인 가이드 1명 때문에 별 일이 다 있었던 여행이었다. 다들 가이드 때문에 속이 부글부글 끓고, 여행사에 클레임 건다고 방방 뛰었지만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니 잊게되고, 한 20여일 지나고 나니 그것도 추억이라면 추억, 지금 생각하니 어이없고 우스워 피식 헛웃음이 난다.

나트랑2일, 달랏2일로 짜여진 여행이었다. 나트랑의 짠란(?)공항(한20일 지나니 공항이름도 아삼삼하네)에 도착하니 중국인 비스무리하게, 도적같이 생긴 짜리몽땅한 한국인 가이드가 팻말들고 나와있었다. 우리팀  10명, 다른팀8명 해서 18명으로 구성된 아담한 팀이었다. 가이드는 여리여리한 30세 베트남 현지 여성과 한국인 보조가이드.
저가항공이라 그런지 비행기에서 냉수밖에 안주는터라 내리니 다들 배가 고팠다.  한국인 가이드(경상도 남해안 출신이고 이름은 머시기란다.)가 썰을 풀기 시작했다.  

말빨이 대단했다. 50대 초반 정도로 보이니 현장에서 뛰기에는 나이가 많아 보였는데 화려한 알로하 무늬 남방을 입고 목에는 수건 한장 걸치고 수시로 땀을 닦아대고 향수는 어찌나 찐한걸 뿌렸는지 머리가 아플지경.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에서 가이드한 베테랑이라고 자랑한다. 동남아 역사에도 밝다. 사실인지 뻥인지 어찌알리. 무슨 곤란한 일이 생기면 가식적인 웃음소리로 상황을 모면하곤 한다. 약간 연구대상이다. 연속으로  현지식으로 점심과 저녁을 먹었더니 다들 속이 불편한듯. 사원 1곳, 야시장 1곳을 둘러보고 첫날 일정을 끝냈다.

2일차는 버스로 4시간여를 달려 달랏으로 넘어가는 일정. 가다가 불교사원도 보고 경관좋은 곳도 보고. 선선하니 날씨도 좋았다. 가이드가 또 썰을 푼다. 체력하나는 좋아. 날이 어둑어둑해질 무렵  마차투어를 40달러짜리 옵션으로 하는데 내용이 없었다. 달랏은 새롭게 개발되는 관광지로 날씨가 선선하고 자연경관이 좋아 오래전부터 상류층의 휴양지로 각광 받았다고 한다.

3일차는 무슨 폭포를 보러갔다. 고지대에서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가서 폭포를 보고 올라오는 과정. 경관이 좋았다. 그리고 베트남 왕가의 별장 구경. 프랑스풍으로 지은 건물인데 몇백년이 된 건물인데도 건물과 내부인테리어 각종 생활용품까지 잘 관리되고 있었다. 곳곳에 다양한 화분(놀랍게도 전부 생화)이 놓여있었는데 꽃에 대한 문외한이 보기에도 대단한 전문가의 작품인듯 보였다.

4일차.
오늘은 달랏에서 나트랑으로 돌아갔다 밤늦게 귀국 비행기를 타는 일정. 계속되는 강행군에 사달이 났다. 향이 강한 현지음식과 커피점, 침향판매센터에서 계속 강한 향을 맡아서 그런지 일행중 대여섯명이 속이 안좋아서 토하는 사람, 체한 사람이 속출했다. 여행도 젊을때 다녀야 된다는 진리(?)를 체감하는 하루였다. 그 와중에도 계속 썰을 풀어대는 가이드 양반. 하여튼 체력하나는 알아준다.



우여곡절 끝에 귀국해서 대구공항에 떨어지니 5일차 아침이다.  쉴틈없이 생업으로 돌아가는 일행들을 보니 백수가 행복하다는 철딱서니 없는 생각도 해본다.

에피소드1.
베트남 공항에서 내릴때 바람막이 점퍼를 두고 내렸는데 귀국할때 찾으러가니 공항 보안팀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얌전히 돌려준다. 우리 가이드는 공항건물내 들어오지도 않고 꽁지가 빠져라 가버리고, 다른팀의 현지 가이드가 친절하게 도와줬다. 너무나 고마워서 나름 큰돈으로 사례했다.

에피소드2.
2일차에 달랏가는 중에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화장실 다녀와서 주차장으로 가니 버스가 막 출발하고 있었다. 달려가며 손을 흔들고 소리질러도 못 보고 야속하게 가버리는 버스. 한100m 이상 따라갔지만 결국 낙오. 이렇게 황당할수가. 다급하게 짝지에게 전화하니 통화 이탈지역. 할수없이 휴게소로 돌아오니 식당 직원이 이 상황을 봤던지 승용차로 태워준다. 불과 2ㅡ3분 차이로 출발했는데 따라잡는데는 10분 이상 시간이 걸렸다.

버스를 타니 다들 깜놀. 운전기사, 가이드, 짝지한테 차례로 (눈)총을 쏴서 보내버리고 고함 한번 지르고 끝냈다. 베트남가이드, 운전기사는 몇번이나 죄송하다고 사과하는데, 이 가이드는 베트남 가이드 탓으로 돌리며 사과 한마디 없다. 정말 멘탈 갑이다. 기분 나빠서 우리팀 옵션 하나는 취소하는 걸로  복수 아닌 복수. 베트남 가이드한테 나중에 그 식당 직원한테 사례하라고 팁을 좀 줬는데 전달 됐으려나. 하여튼 요 가이드한테 학을 떼서 당분간 베트남은 패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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