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공로연수2

태봉산 2023. 8. 12. 19:05

2023.08.11,. 금요일
오늘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재직중 자신에게 주어진 직위는 옷이고
자신은 옷걸이에 불과하다.'라는.

어제, 함께 일하던 팀장의 모친상을 단체문자로 통보받았다. 얼마전 함께 근무할 때 만해도 편찮으시단 얘기가 전혀 없었던터라 놀랐다. 소속 전문위원실의 주무관에게 연락하니 의원님들과 함께 내일 단체조문 계획이 있다길래 나도 시간맞춰 장례식장에서 만나 같이 문상하고 모시던 의원님들과 담소도 나눌 예정으로 시간을 맞추고,  혹시 변동사항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잘알겠습니다. 국장님."이라는 대답을 받았던터다.

오늘 시간맞춰 출발하려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주무관에게 전화하니, 헐...의원님들 일정이 바뀌어서 오전에 단체로 조문 다녀왔단다.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왜 바뀐거 알려주지 않았냐고 쏘아붙이고 말았다. 그분은 깜빡했다고, 죄송하다고 말하는데 별로 진정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째저째 전화를 끊고 혼자 운전해서  장례식장까지 가는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이윽고 그 문구가 떠올랐다. 지난번 연금공단 교육 받을 때 어느 강사가 한 얘기다. 재직중의 직위가 마치 자기것인양 착각하지 말라고, 그 직위는 잠시 자신에게 머문 것에 불과하고 자신은 그저 옷걸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말라고.

맞는 말이다. 현직 상사 챙기기에도 바쁠텐데 전직까지 챙길 여유가 어디 있겠는가?  스스로의 협량함을 느끼고 부끄러워졌다. 아직도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구나, 아직 멀었구나 싶은 생각과 함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내일이라도 화내서 미안하다고 문자라도 보내야겠다. 이렇게 하나하나 배워가는 것이 은퇴자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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