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은행나무

태봉산 2023. 10. 9. 23:38

2023.10.8./일요일
대안산악회에 편승하여 양평 용문사를 다녀오다.

어릴적에 교과서에서 봤던 그 은행나무. 실제로보니 약간 실망이네. 수세는 무성하나 수형이 너무나 범상하여 기상이라고는 없다.


아버지 입원중이신데 멀리가기가 내키지않지만 오래전에 약속한 산행이라 어쩔수없이 무거운 맘으로 집을 나섰다. 그 유명한 은행나무를 실물 영접하고픈 마음이 제일 컸는데.. .

아침부터 음주에 가무가 질펀하다. 남의 산악회 편승한 주제에 이렇다저렇다할 입장도 아니니 눈 꾹 감고 견뎌내는 수 밖에. 이름하여 조직부장님과 여성동지님(?)들의 술잔공세가 집요하다. 사람 질릴정도로 권한다. 현진건의 '술권하는 사회'는 애초 잽도 안된다.

4시간여를 달려 11시반에 현장도착하여 간단한(절대 간단하지않은) 행사ㅡ회장님 인사, 고문님 인사, 이사님 인사, 또 무시기무시기 인사인사인사에 이어 용문산으로 향했다. 산행안내는 1정도만 하고 지정된 시각에 집결하여 하산주 먹으니 놀든지 산에 가든지 뽕을뽑든지  알아서 놀다가 오란다. 완전 방임형 산악회다.

그 유명한 용문사 은행나무를 친견했다. 수령이 1100년 이상이란다. 까마득히 올려다볼 정도로  키는큰데, 기대했던만큼 기상이 느껴지는 수형이나 수세는 아니었다. 아직 잎이 노란색으로 물들기 전이라 그것도 아쉬웠다.

버스안에서 검색해보니 정상이 1157m라는데
등로가 까칠하고 정상까지 4.5킬로중 마지막 1킬로 정도가 굉장히 힘든다고 하는데 부여시간도 5시간 정도라 정상은 포기하고 중간정도인 마당바위까지만 다녀왔다. 결과적으로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등로가 온통 돌투성이이고 정비상태도 형편없었다. 국립공원 관리상태와 비교된다. 정상조는 5명이었는데 무려 약속시간보다 50분이나 늦어서 그 분들은 하산주고 뭐고 욕만 한바가지들 얻어드셨다. 일찍 내려와서 절 아래쪽 찻집에서 쌍화차도 한 잔 마시면서 여유있게 보냈다. 산에 가면서 B조는 첨이다.



내려오는길은 음주와 댄스의 시간이었다. 조직부장님과 그 일당들의 강권에 못이기는체 편승하여  같이 흔들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순삭하는 마법이 펼쳐진다.  일행4명 모두 정회원 가입까지 일사천리로 완료.
결과적으로 조직부장님 그녀의 완승. 술이 웬수지. 술 한잔 먹으면 안되는게 뮈 있을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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