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6., 월요일
군불때며 불멍을 때리니 몸이 노골노골 불속으로 빨려들 듯 하다.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시골집 사랑채는 지은지 한50년 되었는데 아직 방고래, 구들이 있어 늦가을부터 봄까지는 군불을 땐다. 그것도 아침저녁으로.
물론 바닥에 전기장판이 깔려있어 견딜만하긴 하지만, 그 당시 나무로 뼈대를 세운고 블록으로 벽을 채우고 요즘같이 스티로폼이나 두꺼운 재질로 만든 보온단열재를 안 썼으니, 읏풍이 세서 한겨울에는 방에 앉았으면 입에서 허연 김이 들락날락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이다.
깔고앉은 땅이 큰집 땅이고 아버지가 당신 죽기전까지 집에 손대지 말라고 하시는 통에 이 지경이다. 추위도 그러하거니와 화장실이 따로 없어 사시사철 요강을 이용하는데 몸 움직이기 힘든 어머니가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려면 누군가 요강위에 일으켜 앉혀줘야 된다. 귀가 절벽인 아버지는 안들려서 힘들고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힘든데도, 한사코 요양원은 마다하시니 참 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