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2024년 설날

태봉산 2024. 2. 13. 23:36

공로연수 중에 맞이한 이번 설은 4일간 연휴.
지난해부터 명절 당일날 아침에 제사 모시러 간다. 좁고 낡은 시골집에 조카들에 애들까지 꽉 차서 잘 공간이 부족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아버지어머니께 세배부터 드리고 떡국먹고 난 후에 제수를 정성껏 진설하여 엄숙하게 제사를 모신다. 이제 한창 재롱부릴 나이가 된 손주들이 모두 여섯. 제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재잘재잘 조잘조잘 거리다가 저들끼리 웃음이 터진다. 보기좋고 듣기좋고 흐뭇하기만 하다. 이게 바로 사람사는 맛이 아니던가.

어머니는 제사 참여않은지 오래됐고,  아버지도 제사 마지막에 절을 올리시는데 혼자서 일어서지 못해서 부축을 해야된다. 그리도 정정하고 꼿꼿하시더니 가는 세월이야.
우리집에, 작은집에 90대 노인이 4분이나 계시니 말그대로 고령화 가족이다. 음복하면서 화제는 어른들 건강 이야기이다. 어머니, 작은어머니 두분다 정신이 맑지 못하시니 그게 걱정이다.

점심먹고 예천 처가집으로. 여기도 80대 노인 두분. 오랜만에 만난 동서들이랑 술 한잔 나누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여기서의 주제는 퇴직후의 삶. 그리고 건강 이야기. 제일 막내가 올해 원하던 대학에 들어갔다고 막내 처제가 기뻐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 사랑이(애완견) 저녁 챙겨줘야 되서 아쉽게도 하룻밤 자지 못하고 저녁에 대구로 왔다.

연휴 사흘째. 청주사는 딸이 오후에 일본 가야돼서 아침 일찍 역으로 태워줬다. 이리저리 바쁘게 다니는데 힘들어보여서 마음이 짠하다. 오후에는  중학교 친구 모친상에 문상을 다녀왔다. 설이라서 그런가보다 해도 손님이 너무없어 상주도 손도 서로 민망하다. 접객실은  터무니없이 커서 황량하기만 하다. 돌아가신 분은 80대 중반을 넘겨 호상이라 할 만 한데, 옆집에는 60대 초반에 돌아가신 분이 있어 문득 우리나이에 죽는 사람도 있구나 싶어 퍼뜩 놀란다.


마지막날은 동행회원들과 함께 테마산행을 다녀왔다. 경산시 진량에 있는 나지막한 금박산. 유순하고 걷기좋은 육산이다.  세시간 정도 놀다걷다 하다 주변 맛집에서 식사후 티타임을 가졌다. 2025년 추석연휴에 해외여행을 가기로하고, 중국 윈난성 후타오샤, 위룽쉐산으로 잠정 코스를 정했다. 시간, 금전적인 부담이 만만치않은데 가능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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