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
어머니 인지능력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 치매약 드신지 한3년쯤 됐는데 올 봄부터 여름 가을 지나면서 눈에 띄게 인지력이 떨어진다. 손자손녀들 이름을 기억 못하시더니 이제는 며느리들 이름까지. 아들딸들도 얼굴은 아는데 이름은 기억이 나는건지 안나시는지 그냥 "야야, 왔나.", "야야, 밥먹어라." 이런식이다. 열 명의 자식을 자신 뱃속에 열달간 품어 낳은뒤 그 중 둘은 잃고 여덟을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배곯리지 않으려고 그렇게 아둥바둥 살아오셨건만. 차마 어머니한테 내가 누군데?라고 여쭤보지 못한다. 혹시라도 몰라라는 대답을 들을까봐 너무나 두렵다. 잘아는 지인의 어머니는 대소변 못 가리는지 오래됐고 본인 이름도 까먹고 남편 이름도 까먹고 자식들 이름도 까먹었는데, 낳아주신 친정엄마와 먼저보낸 큰아들 이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