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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

어머니 인지능력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 치매약 드신지 한3년쯤 됐는데 올 봄부터 여름 가을 지나면서 눈에 띄게 인지력이 떨어진다. 손자손녀들 이름을 기억 못하시더니 이제는 며느리들 이름까지. 아들딸들도 얼굴은 아는데 이름은 기억이 나는건지 안나시는지 그냥 "야야, 왔나.", "야야, 밥먹어라." 이런식이다. 열 명의 자식을 자신 뱃속에 열달간 품어 낳은뒤 그 중 둘은 잃고 여덟을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배곯리지 않으려고 그렇게 아둥바둥 살아오셨건만. 차마 어머니한테 내가 누군데?라고 여쭤보지 못한다. 혹시라도 몰라라는 대답을 들을까봐 너무나 두렵다. 잘아는 지인의 어머니는 대소변 못 가리는지 오래됐고 본인 이름도 까먹고 남편 이름도 까먹고 자식들 이름도 까먹었는데, 낳아주신 친정엄마와 먼저보낸 큰아들 이름만..

가족이야기 2023.12.14

달음산

2023.12.10.(일) 소속 산악회의 올해 마지막 산행에 이어 송년총회에 참가했다. 10월 첫산행에서 '조직부장님과 그녀들'의 파상공세에 무너져 정회원 된지 두달, 11월 산행때는 나트랑,달랏 여행중이어서 참석 못했고 이번이 두번째다. 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이라 아침부터 음주가무는 여전했지만 견딜만했다. 어젯저녁 초등 송년회 참석한 후에 몇시간 토끼잠 자고 일어나 눈 비비고 참가한 터라 피곤했다. 신기한 것은 피곤하니 그 소음 속에서도 한30분 꿀잠을 자게 된 것이다. 소음이 아련한 자장가로 들렸으니 이 무슨 조화인가. 지난번 용문산 산행에는 정상조가 거의없고 심지어 산행 참가자도 열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 속으로 '논두렁밭두렁 산악회'인가보다 생각했는데 오늘 산행에는 낮은 산이어서 그런지 한20여..

여행 이야기 2023.12.13

황당했던 베트남 여행

2023.11.11.~15.(3박 5일) ㅇ행선지: 나트랑, 달랏 ㅇ누구랑: 동행멤버 10 명 오랜만의 베트남 여행길. 코로나 이전에 하노이, 하롱베이 다녀온 이후 근 6년만인가? 대구에서 연합형식으로 여러 여행사에서 모객하여 전세기를 띄우는 팩키지이다. 이번은 희한한(?), 웃기는, 말도 안되는, 황당하고 무례한 한국인 가이드 1명 때문에 별 일이 다 있었던 여행이었다. 다들 가이드 때문에 속이 부글부글 끓고, 여행사에 클레임 건다고 방방 뛰었지만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니 잊게되고, 한 20여일 지나고 나니 그것도 추억이라면 추억, 지금 생각하니 어이없고 우스워 피식 헛웃음이 난다. 나트랑2일, 달랏2일로 짜여진 여행이었다. 나트랑의 짠란(?)공항(한20일 지나니 공항이름도 아삼삼하네)에 도착하니 중국인..

여행 이야기 2023.12.08

상하이 3박4일

2023.11.24.~27. /3박4일 중국에 여러번 가봤고 베이징도 가봤지만 제2의 도시인 상하이를 못 가봐서 늘 아쉽던 터에 이번에 큰 맘 먹고 다녀왔다. 말하자면 버킷리스트 챌린지 중 하나를 수행한 셈이다. 그간 한번도 안해본 자유여행으로 하자니 준비단계부터 의견이 엇갈려서 추진에 약간의 애로도 있었으나 다들 조금씩 양보해준 덕에 잘 다녀왔다. 마침 친구중 1명이 상하이에서 한3시간 되는 거리에 파견근무 중이라 준비에 고생이 많았다. 인원은 부부4쌍, 8명. 제1일. 아침일찍 부산공항에서 6명이 만나서 출국했다. 푸동공항에 도착해서 단체비자로 입국심사를 받는데 왜 그리 긴장되던지.(개인비자 가격이 세서 이틀간 가이드투어를 하는 형식으로 단체비자를 받아서 간 상태.) 무사히 수속 끝내고 현지친구 만나..

여행 이야기 2023.12.07

외할매

2023.12.03.(일) 요즘 시골에서 부모님과 같이 지내고 있다. 주부양자인 형님내외분이 모처럼 해외여행을 떠난터라 내가 주부양자 역할을 하고 있는것. 아침식사며 설겆이를 우째주째하고, 형님이 시킨일ㅡ과일저장창고 환기ㅡ도 잘 하고나니 오랜만에 외할매(외할머니의 경상도 방언) 산소에 들러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외할머니 무덤ㅡ왠지 산소보단 정겹게 느껴진다. 묻엄. 묻은곳이 변화해 무덤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산에 있는 처소란 뜻의 산소보다는 투박하지만ㅡ은 우리집에서 직선거리로는 200m도 안되는 곳에 있지만 가 뵌지가 참 오래되었다. 어린시절 같은 마을에 있는 외갓집에서 놀던 추억이 참 많다. 외할매만 생각하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그러고보니 외할매 이름도 모르고 있었네. 상석에도 달성서씨..

가족이야기 2023.12.03

4군자회 가을여행

2023.11.19.~21. /2박3일 올해도 어김없이 꽃중년 4인방(f4)이 가을여행을 다녀왔다. 1일차 월악산 영봉. 정상 가는길을 조금이라도 느껴보려고 마애불까지 갔다왔다. 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실지회복을 기원하면서 바위에 새긴 부처의 형상이다. 인자한 모습의 부처를 바위에 음각했다.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으려면 군사를 키워야지 바위에 부처를 새긴다고 가능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안보상록호텔에 여장을 풀고 꿩고기로 저녁을 먹었다. 코스요리인데 인당 3만5천원으로 가격이 센 편이었다. 주인여자분이 연세가 지긋한데다 허리가 굽은 상태로 서빙을 하는터라 마음이 불편했다. 2일차. 11시에 체크아웃 하고 충주호 유람선을 탔다. 한30년 전에 처음 탔을때는 참 좋았는데 이제 외국의 멋진풍경을 많이..

여행 이야기 2023.12.02

주왕산 단풍산행

2023.11.5.(일) 회원 중 누군가가 유럽여행 다녀왔다면서 고급진 비누세트를 돌렸다. 내용물보다 마음이 고맙다. 올가을에는 어쩌다보니 이런저런 일들로 매년 2,3번은 가곤하는 단풍구경을 못했다. 산악회 장기산행을 주왕산 절골로 간다기에 부푼기대를 안고 설레는 마음으로 나섰다. 코스가 쉬운 코스이기에 먼저 주산지 구경에 나섰다. 김기덕 감독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촬영지로 이름난 곳이다. 지난번 몇년전 봄에 왔을 때 보다 경치가 심상하고 단풍도 그리 곱게 들지않았다. 산악회 회원 평균연령이 60에 가깝다보니 큰산은 아예 엄두도 못내고 조금 걷다가 점심먹고 돌아와서 하산주 먹기 바쁘다. 소위 말하는 '아줌마아저씨 산악회', '논두렁밭두렁'산악회가 된 것이다. 형편이 이러하니 젊은 산꾼들은 오지..

나의 이야기 2023.11.08

군불

2023.11.6., 월요일 군불때며 불멍을 때리니 몸이 노골노골 불속으로 빨려들 듯 하다.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시골집 사랑채는 지은지 한50년 되었는데 아직 방고래, 구들이 있어 늦가을부터 봄까지는 군불을 땐다. 그것도 아침저녁으로. 물론 바닥에 전기장판이 깔려있어 견딜만하긴 하지만, 그 당시 나무로 뼈대를 세운고 블록으로 벽을 채우고 요즘같이 스티로폼이나 두꺼운 재질로 만든 보온단열재를 안 썼으니, 읏풍이 세서 한겨울에는 방에 앉았으면 입에서 허연 김이 들락날락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이다. 깔고앉은 땅이 큰집 땅이고 아버지가 당신 죽기전까지 집에 손대지 말라고 하시는 통에 이 지경이다. 추위도 그러하거니와 화장실이 따로 없어 사시사철 요강을 이용하는데 몸 움직이기 힘든 어머니가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

가족이야기 2023.11.08

맨발걷기 도전

2023.10.31., 10월의 마지막날 밴드, 단톡 여러곳에서 이용의 잊혀진계절(언제 들어도 피아노 선율이 감미롭고 쓸쓸하고 아련하다.)이 올라오는 10월 마지막날, 공연팀의 2차 모임을 가까운 포항에서 맨발걷기 도전으로 했다. 먼저 포항의 동남쪽에 있는 장기읍성으로 가서 가벼운 트레킹으로 몸을 풀었다. 지명은 포항시 남구 장기면. 동해가 가까우니 아마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웠을 나지막하고 조그마한 읍성이다. 규모가 작고 방벽이 낮아 무슨 소용이 됐겠나 싶을 정도로 허술하다. 제대로 수비성의 역할을 하려면 규모도 키워야 되고 방책의 높이도 현재의 2배는 됐어야 할듯. 가볍게 부는 산들바람에 군령기가 나부끼는 모습이 가을임을 느끼게 한다. 몇년전 봄에 왔을때는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고 소쩍새 우는 소..

나의 이야기 2023.11.01

가을소풍

2023.10.29., 일요일 동기회에서 주관한 가을소풍 겸 단풍놀이 야유회를 경상남도 남해로 다녀오다. 코로나19로 근 5년만에 친구들과 떠난 여행에서 함께 마음껏 웃고 떠들고 노래하고 춤추며 놀았다. 날씨도 좋았고 코스도 좋았고 친구들과 함께해서 더 좋다. 다들 노래로 율동으로 꽁꽁 숨겨뒀던 끼를 마음껏 펼쳐서 친구들 눈과 귀를 즐겁게 하였으며 일상 생활에서 받은 묵은 스트레스를 마음껏 날려보낸 소중한 기회가 된것 같다. 앞으로도 매년 가을야유회를 개최하여 아름다운 전통으로 이어나가면 좋겠다.

나의 이야기 2023.11.01